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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국방·교육
[성명] 언론노조 "방송작가는 노동자다…MBC는 행정소송을 멈춰라!"
MBC는 비정규직 백화점 오명을 벗어날 기회를 박차지 마라
기사입력: 2021/05/07 [17:32]   월드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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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스타 편집국

 

 “MBC가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1심까지 적어도 8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이렇게 이긴다 한들 누가 이긴 건가. 회사에서 왜 비정규직 문제를 한 번에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하는지 맥락과 배경은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더 이상 방송사 비정규직 문제를 땜질 처방하기엔 시대적 환경이 너무 많이 변한 것 같다”(신인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민주노총 법률원장. 4월 22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 회의 발언 중 일부)

 

MBC 사측이 방송작가의 법적 근로자성을 인정한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을 수용하지 않고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MBC 사측은 "행정소송 제기 시한(6일) 전에 법원에 소장을 접수했다”며 "이번 사건은 MBC와 방송작가 2인의 문제가 아니라 방송사 전반의 프리랜서 작가 고용 문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항소 취지를 밝혔다.

 

MBC 사측이 선도적으로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나서길 기대했던 언론노동자들의 바람도 무위로 돌아갔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윤창현)은 이제라도 MBC가 시간 끌기식 소송을 중단하고,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을 전향적으로 수용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중앙노동위원회의 MBC 방송작가 근로자성 인정 판정, 청주방송 근로감독 결과뿐만 아니라, 프리랜서로 일하던 뉴미디어 크리에이터들 퇴직금 지급 명령까지 언론계 불공정 노동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판결과 조치들이 잇따르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달라진 사회적 인식은 왜 지상파 방송 담벼락 앞에서 늘 멈춰서야 하는가.

 

전국 지상파 방송사 대표들이 모인 방송협회는 지난 4월, 미디어 산업 개혁에 지상파 방송사가 중심이 되기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선언하면서 지상파 방송의 책임이 어느 때보다 막중하고 사회 다방면의 공백을 채우기 위한 공적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비정규직 차별 등 언론계 불공정 노동 타파 또한 개혁의 핵심이다. 비정규직의 노동권이 지켜지지 않는 언론이 건강할 수 없고, 언론이 허약해지면 사회 전체가 위험하다. ‘공적역할’을 말하면서도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외면하는 자가당착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방송사가 비정규직 백화점이 된 데에 정부 또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2021년 4월 27일부터 프리랜서 방송작가를 상대로 KBS·MBC·SBS 3사 동시 근로감독이 개시됐다. 지상파 3사 방송사 동시 근로감독은 제도 시행 70년 만에 최초다. 지상파 방송사는 그동안 그야말로 노동권 치외법권 지대였다. 비정규직 차별 문제는 곪을 대로 곪아 이제는 더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랐다. 고용노동부는 지상파 3사 근로감독을 사활을 걸고 철저히 임해야 한다. 언론노조는 지상파 3사 근로감독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 할 것이다.

 

방통위 또한 더 분발해야 한다. 방통위가 지상파 방송사의 재허가 과정에서 비정규직 인력 현황 및 근로실태 파악을 위한 자료를 4월 말까지 제출하라는 조건을 부가한 바 있다. 방통위는 제출기한이 끝난 만큼 방송사들이 비정규직 실태조사 등을 제대로 집행했는지 검토해야 한다. 만약 불성실했을 경우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해야 한다. 더불어 방송사들이 비정규직 처우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제대로 이행하도록 방통위가 강력히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3월부터 제대로 된 언론개혁을 위한 ‘좋은 언론 만들기 4대 입법’ 관철을 위해 전면 투쟁에 돌입했다. 4대 입법 요구안은 “언론·방송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진정 주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공영방송 이사와 사장 선임에 국민 참여 보장 ▲언론 보도로 인한 피해 시민 보호 제도 제정 ▲신문의 편집권 독립 보장 ▲지속 가능한 지역언론 지원 제도 수립 등이다.

 

더불어 언론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를 부정하는 시대 역행과 낡은 관행 타파 또한 언론개혁의 중요한 본질이다. 언론노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부정당하고 있는 노동권을 회복할 수 있도록 언론계 유일 산별 노동조합으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다.

 

2021년 5월 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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