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인이 소망하는 『서계동 국립극장』
한 나라의 국립극장은 국가예술의 표상이고 연극예술의 온상이며, 온 국민의 자부심이고 전세계를 향한 국격이다. 21세기 국제경제력의 10위권이며 세계 국방력 6위, ‘다누리우주선’이 달나라 궤도에 비상하는 우주개발 7대강국에서, 우리는 국립극단의 위상과 명예와 예술적 가치에 합당하는 독립적인 『창·제작 전용 국립극장』을 소망한다.
오늘의 국립극단은 2010년 이명박 정부의 극단 재단화 조치에 의해서 장충동의 남산국립극장에서 내쫓기듯이 해체되어 서계동에 내려왔다. 그 이후 12년 동안 서계동 국립극단은 자동차 바퀴소리 윙윙거리고 빨간딱지의 페인트칠로 단장한 <백성희장민호극장>과 가설체제의 소극장 판과 비정상적인 예술감독제와 시즌단원제 등의 극단 形骸化(형해화, 내용은 없이 뼈대만 있음)를 초래하였으며, 전체 연극인을 우롱 농락하고 국민에게 냉소와 부끄러움을 안겨줬을 뿐이다.
서계동의 국립극단 땅은 ‘서울驛(역)’의 지역 안에 있다. 서울역은 1천만의 시민이 내왕하는 수도 서울의 關門(관문)이다. 예로부터 ‘남대문’으로 불리는 역사유적지 ‘崇禮門(숭례문)’과 더불어서 서울의 화려한 얼굴이다. 또한 전 세계를 날아가는 하늘의 관문 인천국제공항에 맞닿아 있는 고속철도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그 서울역 공동지역의 서계동 값진 땅에,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대표적 건물 “국립극장”이 위치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성찰하기 바란다.
서계동의 ‘복합문화공간’ 조성계획은 반문화적이고 근시안적인 短見(단견)이다. 절뚝발이식 예술행정이며 跛行行爲(파행행위)에 다름아니다. ‘행복주택’이라는 이름의 닭장 같은 아파트는 양두구육식의 허울 좋은 주거공간에 지나지 않으며, ‘상가건물’도 역시 행정편의주의 ‘장사치적’ 발상이다. 우리나라 1천만 인구의 名所(명소) 서울역 구내에 반문화적이고 반시민적인 볼성사나운 ‘잡탕건물’이자 초라한 劇場凶物(극장흉물)일 뿐이다. 한 번 만들어진 잘못된 건축물은 10년 20년, 100년을 간다. 프랑스 파리의 3대 미술관의 하나인 <오르세미술관>과 <조르주 퐁피두센터>를 반면교사로 삼을 일이다. 오르세미술관은 1900년 ‘파리만국박람회’ 때의 정거장 자리(驛)가 오늘날 반 고호와 폴 고갱 등 19세기 인상파 화가들의 명소가 되었으며, 전 대통령 명의의 퐁피두미술관은 현대미술품의 보고이다.
내일이면 늦으리!! 더 늦기 전에 고치고 개혁하라. 서계동의 ‘셋방살이’ 복합문화공간 조성계획을 백지화 폐기하고, 다시금 개혁 집행하라.
바라건대, 우리는 『창·제작 전용 국립극장』을 소망한다. 기초예술 순수연극의 위상과 국민의 자부심과 대한민국의 국격에 합당하는 서계동 국립극장을 원한다. 그리하여 장래에 있어, 세계적으로 빛나고 아름답고 자랑스런 한국연극을 이끌어갈 우리의 국립극장을 연극인은 뜨겁게 간절히 희망한다.
2022년 11월 24일 국립극장 바로세우기 범연극인연대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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