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요한 전북가습기피해자연합 대표는 13일 오전 10시부터 국회의사당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여야 국회의원들의 적극적인 노력을 호소하는 1인 배너시위를 했다.
▲ 이요한 전북가습기피해자연합 대표는 2022년 10월 13일 오전 10시부터 국회의사당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여야 국회의원들의 적극적인 노력을 호소하는 1인 배너시위를 했다. 사진 무단 복사 게재 허용 © 김용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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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한 전북가습기피해자연합 대표는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저의 아이 하은이는 가습기살균제로 14년째 고통을 받고 학교에 가지도 못하고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되어 꿈사랑학교 원격 수업을 받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재밌게 뛰어놀 나이에, 뛰어놀지도 못하고 집에서 매일매일 고통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아이를 보면 죽고 싶은 현실에 답답하다 못해 분노가 치민다. 국가와 대기업의 책임으로 병든 우리 아이가 마땅히 받아야 할 간병비를 받지 못하는 현실이 저는 매우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헌법 가치가 훼손된 데 대해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서 이요한 전북가습기피해자연합 대표는 "국가는 왜, 정부는 왜, 우리 아이들에게 간병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라면서 "성인은 간병비 지급이 되고 아이는 간병비 지급을 받을 수 없는 현실이 너무 화가 치밀어오른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는 나라, 이게 과연 선진국이라고 자화자찬하는 우리나라가 맞는가 싶다"라고 정부를 성토했다.
또한, 이요한 대표는 "환경부는 중증 아이들에 대한 간병비를 성인과 차별하고 있다. 아이들이 간병비를 받지 못하게 이중잣대를 들이대면서 간병비가 정말 필요한 아이들한테 간병비 지급 의무를 던져버렸다"라면서 "이 때문에 부모들은 일터에 나가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돈을 벌지 못하고 아이를 돌보지 않으면 안 되는 실정"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히 이 대표는 "생계는 막막해지고 갈수록 힘들어져서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 14년째 빚더미에 앉았고 결국 저희 가정은 파탄(이혼) 났으며 아이와 함께 죽고 싶은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라면서 "가장 기본적인 것을 해달라고 하는 데도 해주지 않는 불공정한 현실에 아이들의 부모들은 죽지 못해 살고 있다. 앞으로도 치료와 간병을 계속 받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아이들을 방치해 온 환경부 등 정부가 우리 아이들의 인권을 무참하게 짓밟고 '아동학대'를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참담하고 괴롭다.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와 함께 죽고 싶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정부와 여야 국회의원들을 향해 "중증 아이들의 실태를 조사해주셔서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살펴주시기를 간청한다. 또한, 환경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정부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우리 가습기살균제 피해 아이들이 성인들과 똑같이 간병비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라며 "아이들이 건강하게 다시 되돌아올 수는 없지만, 아이들과 부모들이 치료에 매진할 수 있도록 간병비 지급을 받을 때까지 제발 도와주시기 바란다"라고 거듭 호소했다.
한편 이요한 전북가습기피해자연합 대표는 이날 황운하 국회의원실 류승준 보좌관 등 보좌진과 만나 관련 내용을 설명한 뒤 아이들에 대한 학습권, 생명권 등 보장을 위해 황운하 국회의원실 상임 위원회인 정무위원회를 포함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교육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에 소속된 여야 국회의원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요한 대표는 "국정감사로 바쁘신 가운데 우리 가습기살균제 피해 당사자들의 호소를 성의 있게 들어주신 황운하 의원실 류승준 보좌관님과 보좌진님들께 감사드린다"라면서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권고안대로 국가와 정부, 가해기업이 이행하도록 꼭 좀 힘써주시기를 호소드린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정부와 여야 국회는 우리 아이들 문제를 포함해 (1994년부터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지속해서 이어진 만큼) 수십 년간 이어진 사회 참사로 병들고 죽어가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망자들과 피해 유가족, 생존 피해 당사자들이 호소하는 문제를 심도 있게 들여다보고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김용숙 기자 ws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