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는 한국 대표 작곡가들의 창작음악을 선보이는 ‘역(易)의 음향’을 9월 25일 오후 3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과 10월 9일 오후 4시 경기아트센터 대극장 무대 위에 올린다.
해와 달, 음과 양이 합쳐 만들어진 변화의 글자 ‘易(바꿀 역)’처럼 ‘역의 음향’은 가장 한국적인 오케스트라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공연이다.
공연 작품은 ♪작곡가 김대성 '열반', ♪김성국 '공무도하가', ♪정일련 '혼' 등이다. 국악관현악의 대표적인 명작들로 꼽히는 이 세 작품은 이번 공연을 위해 10여 년 만에 일부분 개작 초연해 선보인다. 아울러 ♪작곡가 손성국 대금협주곡 '울돌목' ♪미국 작곡가 앤서니 그레드 콜맨(Anthony Grad Coleman)-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협연 등 다채로운 무대도 준비했다.
♩ 음향적 실험가이자 한국음악 변화를 만든 세 명의 작곡가 무대
♪ “땅을 통해 인간 이야기 노래·유불선 사상 통합 통해 음향적 판타지 구현” 김대성의 '열반'
범패와 서도민요를 연구하면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2001년 작곡 이후 작은 개작을 거쳤는데 10년 만에 대폭 수정한 '열반'을 ‘시나위오케스트라_역의음향’에서 선보인다.
작곡가 김대성은 이번 작품을 “여러 음악양식을 통해 우리 고대음악의 특징을 찾아보고자 했으며 이러한 음악양식을 바탕으로 인간 내면에서 오래전부터 흘러왔던 인간적인 번뇌, 해탈에 대한 열망 등을 음악적으로 표현했다”라고 전했다.
이전 작품과 다른 점이 있다면 깨달음의 과정을 한 구도자의 노래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곡의 분위기를 그려나갈 수 있도록 '여창가곡 독창'으로 작품을 재구성했다. '여창가곡'은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이수자 강권순(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성악악장)이 참여한다.
♪ “전통 관통하는 핵심 모티브 찾아내 거대한 오케스트라 음향의 바다 창조” 김성국 '공무도하가'
고대 가요인 ‘공무도하가’를 내용으로 한 작품으로 2012년 초연 이후 8년 만에 개작 초연한다. 작곡가는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시나위 음악어법을 관현악에 사용했다. 한편 우리나라 전통음악 시나위의 음악어법은 뚜렷한 주제가 없이 서로 다른 선율이 충돌하며 생기는 강렬한 음악적 표현이 특징이므로 음향적 관점에서 고민한 부분을 수정해 완성도 높은 곡을 선보인다는 전언.
♪ “장단 컨템포러리·한국 오케스트라 혁신적 음향 제시” 정일련의 '혼'
베를린예술대학 작곡과 졸업 후 유럽을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재독 작곡가 정일련은 '아시아아트앙상블'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며 한국음악을 중심에 놓고 깊이 있는 창작활동을 지속해왔다. 이번 곡은 2011년 초연 후 10년 만에 개작초연한 작품으로 사물놀이 협주곡이자 역대 국악관현악단으로서는 가장 많은 악기편성을 사용한다. 기존 작품이 서양악기의 콘트라베이스, 첼로가 낮은 음역대를 맡았다면 이번 작품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유일하게 보유한 대대아쟁(일반 아쟁보다 1옥타브 낮음)을 활용한 Bass 음역대를 온전하게 구현하며 가장 동양적인 '혼'으로 재탄생시켰다. 압도적인 무대와 사운드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에서 들을 수 있다.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시대정신 담은 창조적 무대 제시
♪ “다양함·과감함 돋보이는 작곡으로 한국 창작음악 미래 제시” 손성국의 '울돌목'
‘시나위오케스트라_易역의 음향’을 통해 국악관현악의 새로움을 표방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두 번째 국악관현악은 다음 세대를 이어나갈 젊은 작곡가 손성국의 작품을 과감하게 구성했다.
손성국 작곡가는 비범함과 노련함 속에 또렷하게 구현하는 음악적 이미지를 표현하는 작곡가로 제12회 ARKO 한국창작음악제에서 선정되며 숱한 화제를 낳았다.
손성국 작곡가의 대표 작품으로 꼽히는 '울돌목'은 한반도 남서쪽 끝자락에 위치하는 좁은 해협으로 우리나라에서 조류가 가장 빠른 곳으로 유명하다. 좁은 지형에 대량의 물이 지나며 물살로 인한 소리가 매우 커서 바위가 우는 것 같다는 의미로 울돌목이란 이름이 붙었고 한자로는 명량(鳴梁)이라고 불렀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대승을 거둔 곳으로서 우리 민족의 기상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손 작곡가는 이번 작품과 관련해 관악기가 표현하기 좋은 소재를 찾다가 이러한 주제를 생각했다고 한다. 한 호흡에 여러 음을 끊임없이 미끄러지듯 낼 수 있는 음역이 넓은 대금의 특성에 잘 부합하는 소재가 파도, 즉 '물'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 곡은 대금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그의 첫 협주곡으로 현대적인 음소재 위에 전통적인 대금의 주법이 얹히도록 작곡했다. 대금협연은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에서 활동하는 대금연주자 이필기의 협연으로 연주한다.
♪ “즉흥음악 통해 오케스트라의 무한한 가능성 제시” 작곡가 앤서니 그레드 콜맨(Anthony Grad Coleman) '위촉초연'
미국 작곡가 앤서니 그레드 콜맨(Anthony Grad Coleman)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만남 또한 이번 공연에서 주목받는다.
앤서니 그레드 콜맨 보스니아 사라예보 재즈 페스티벌을 비롯해 네덜란드 북해 재즈 페스티벌, 오스트리아 살펠덴 페스티벌, 비엔나 축제 등 유럽 전 지역의 즉흥음악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자신의 이름을 걸고 10장의 음반을 낸 연륜 있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이다.
앤서니 그레드 콜맨의 작품은 1988년, 2006년 두 차례 걸쳐 미국 뉴욕예술재단과 뉴욕주 예술위원회에서 선정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현재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NEC)의 즉흥음악 교수이자 작곡가로 끊임없는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앤서니 그레드 콜맨의 활동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2021년 시즌 주제인 '무경계'를 기반으로 한 콘셉트와 부합한다. 장르와 장르, 전통과 현대의 모든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아낼 ‘시나위오케스트라_易역의 음향’은 앤서니 그레드 콜맨과 협연을 통해 창작음악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음악적 어법을 확대하는 등 완성도 높은 무대로 국악관현악단의 차별화 된 레퍼토리를 제시할 예정이다.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두 번째 국악관현악 시리즈 '시나위오케스트라_역의 음향'은 국립극장과(9월 25일) 경기아트센터(10월 9일)에서 2회에 걸쳐 진행한다. 앤서니 그레드 콜맨의 무대는 9월 25일 해오름극장에서 단 한 번 만날 수 있다.
김용숙 기자 ws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