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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민진규-위대한 직장 찾기] (1) 위대한 직장의 개념과 한국의 취업시장 현황
기사입력: 2016/05/02 [14:04]   월드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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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숙 기자

2013년부터 2년 이상 모 언론에 ‘위대한 직장 찾기-100대그룹 편’을 기고했다. 그동안 동양그룹, 동부그룹, 한진그룹, 현대그룹, STX그룹, 두산그룹, 금호그룹 등 다수의 대기업이 경영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는 그룹이 해체되는 비운을 경험하고 있다.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조선, 해운, 철강, 전자, 금융 등의 산업도 중국발 경기침체로 인한 불황으로 구조조정에 내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대학의 특성학과 학생들이 자신이 취업을 목표로 한 기업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함으로써 소위 말하는 ‘멘붕’에 빠졌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불과 10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시류에 따라 학교와 학과를 선택한 결과이다. 대학이나 사회 선배들이 젊은이들에게 미래사회를 예측할 수 있는 지혜를 제공해야 하지만 자신들조차 미래가 어떻게 다가올지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상황에서 위대한 직장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위대한 직장은 어떤 것인지 등에 관해 다양한 논의를 시작하고자 한다.

 

좋은 직장과 행복한 인생에 대한 고민이 출발점

 

‘인사유명 호사유피(人死留名 虎死留皮)’라는 속담이 있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는 뜻이다. 한번 태어난 인생을 어떻게 사느냐는 모든 사람들의 고민이다.

 

국가도, 부모도, 가족도 내가 선택할 수 없어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내가 먹고 살 직업은 자유의지로 선택할 수 있다. 산업도 없고 가난한 시절에는 먹고 살기 위한 목적으로 직업을 선택했고 지금처럼 다양한 직업도 없었다.

 

지금은 누구도 나에게 직업을 강요할 수 없고 강요당할 이유도 없다. 특정 직업을 선택하고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자격요건을 갖춰야 하고 치열한 경쟁을 극복해야 한다.

 

직장에 대한 명확한 자신의 기준도 없고 관련 정보도 없다 보니 어렵게 입사했다가 1년도 되지 않아 퇴사하는 ‘메뚜기족’이 늘고 있다.

 

서울대 교수가 쓴‘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인기를 끌고 사회유명인사들이 주축이 돼 개최하는 ‘청춘 콘서트’가 대학생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정작 그들의 취업률이 높아졌거나 삶의 질이 개선되지 않았다.

 

한국이 선진국 문턱에 다다르면서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하지만 정작 구직자에게는 뜬 구름 잡는 소리로만 들린다. 이런 고민들을 바탕으로 구직자가 선호하는 직장에 대해 분석의 필요성이 제기돼 이 작업을 시작했다.

 

이 글을 쓰면서 ‘좋은 직장이란 어떤 곳일까?’하는 원초적인 질문으로부터 ‘정말 이 직장을 선택했을 경우 내가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까?’하는 현실적인 의문에 대한 해답을 주려는 목표를 정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젊은 학생들의 의견도 경청했다. 외국의 자료를 읽고, 선진국의 기업에 대해서도 연구를 거듭했다. 결국 ‘위대한 직장(The Great Work Place)’라는 용어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위대한 직장(GWP)의 개념

 

미국에서‘The Great Place to Work’로 표현되는 GWP(Great work place)는 한국말로 ‘위대한 직장’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데, 일하기 좋은 일터를 말한다. 미국 경제가 불황에 접어들던 1980년대 초 GWP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다.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이후 199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노동 전문기자로 기업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던 로버트 레버링(Robert Levering)이 GWP개념을 창시했다.

 

그가 제시한 GWP의 요건은 신뢰(Trust), 자부심(Pride) 그리고 재미(Fun)다. 신뢰는 직원이 직장과 상사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다. 자부심은 자신이 하는 일과 회사의 이미지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낸다. 재미는 직장의 분위기가 좋아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것 자체가 즐거운 것을 말한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레버링의 개념에 기반해 1998년부터 매년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을 선정해 오고 있다. 미국의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구직자들이 이 자료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과거에 비해 직장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위대한 직장을 평가하는 기준의 변화를 요구한다.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초과근무를 자원하던 베이비 부머 세대와 달리 자신의 적성과 여유를 즐기려는 X세대, N세대 등 신세대가 직장의 주요 구성원이 되었다.

 

여러 조사기관에서 발표한 자료를 종합해 보면 신세대 직장인의 특성은 돈 보다는 재미를 중시하고 회사에서 자신의 고유 목소리를 내고 싶어한다.

 

또한 회사에 대한 충성심과 애착 대신 끊임없는 재창조 욕구와 융통성을 중시하고 회사보다는 프로젝트와 함께 일한 동료와의 관계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정치권은 일자리를 달라는 청년들의 분노의 목소리에 귀를 닫아

 

작금의 한국 취직시장은 위대한 직장을 찾는 것조차 사치스럽게 여겨진다. 20대의 태반이 백수라는 ‘이태백’이라는 용어가 요즘은 20대의 90%가 백수라는 ‘이구백’으로 바뀌었다.

 

직장 찾기가 힘들고 청년실업률이 높아 무작정 직장에 들어가기를 원하는 구직자가 많은 반면에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서 1년도 버티지 못하고 퇴사하는 비율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어떤 조사결과를 보면 어렵게 취직한 신입사원의 90%가 이직을 준비 중이거나 이직을 고려 중이라고 한다. 조기 퇴사하는 이유로는 급여나 복리후생에 대한 불만보다는 직무나 조직적응 실패가 높다.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없이 입사한 결과다.

 

최근 서울시는 ‘청년에서 힘을 내라고 하지 말고 힘을 주라’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위로의 말보다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서울시도 청년들의 생활이 개선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도 청년일자리를 늘리자는 말만 하고 있지 일자리를 늘리는 데는 관심이 없다. 청년들이 분노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정부와 정치권은 귀를 닫고 듣지 않는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stmin@hotmail.com

 

▲ 민진규 소장     ©국가정보전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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