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양당이 아닌, 정의당도 갖가지 현안 특히 노동시장 개혁,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화 등에 관해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24일 오전 9시 30분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진행한 정의당 심상정 대표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예방 때 이 같이 약속한 것.
이날 환한 미소로 심상정 대표를 맞은 김무성 대표는 "우리 심상정 대표님은 제가 17대 때 재경위원장 할 때 재경위원으로 처음에 들어오셨는데, 제가 갖고 있던 생각은 노동자, 노동운동을 많이 하셔서 재경위와 관련된 전문성에서 뭐 아시겠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얼마나 전문가이신지, 심상정 의원이 말씀하시면 다른 의원들이 다 경청하고 했다"라며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존경하고 좋아하는 분"이라고 추켜 세웠다.
이어 "의정활동을 항상 충실하게, 대화로 하시려는 모습을 보고 국회 특유의 칭찬 릴레이가 있는데, 제가 심상정 대표님을 칭찬 릴레이도 모셨던 적도 있다"며 "정의당 대표가 되셔서 축하드리고, 사실 소수정당으로 국회에서 굉장히 어려움을 많이 겪으려고 하시는 걸 잘 알고 있는데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은 갖고 있는데 이제부터 잘 챙기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에 심상정 대표는 "환대해주셔서 감사드린다." 고 인사한 후 "제가 17대 때는 김무성 대표님을 재경위원회 위원장으로 모셨었는데 그때 제 별명이 보좌관들 사이에 재경위 부위원장이었다. 제가 의사진행이나 여러 의제와 관련해서 말씀드리는 바를 한 명의 소수당의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다 수용을 해주셨다. 보통 상임위에서는 표결을 잘 안 한다. 표결 하는 것을 불편해하는데 제가 무리하게 요구를 했음에도 의사진행을 원칙에 따라 해주시고, 그렇게 대화하고 전체적으로 통합해내는 의지를 갖고 계시던 분으로 기억이 좋게 남아 있다"라고 화답했다. 이어 "이번에 칭찬 릴레이를 국회방송에서 하셔서 제가 굉장히 힘이 많은 줄 알고 우리 지역구 주민들이 민원을 많이 제기를 해서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미소지었다.
심 대표는 아울러 "제가 이번에 대표가 되니까 우리 지역주민들께서 대통령께서 여성이신데 대통령이 너무 세시니까 '더 센 언니가 되라' 는 덕담을 많이 듣고 있다"라며 "저희가 비록 작은 당이지만, 노선과 정책과 지지기반이 다른 정당들이 모여서 서로 다 부분적인 옳음을 가지고 교섭하고 대화하고 타협하는 것이 저는 민주정치라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한 후 "야당의 협조 없이 성공한 정부가 없고, 야당과 타협하지 않고 성공한 대통령도 없지 않나. 그런 점에서 국회가 다양한 국민을 닮은 국회가 되기 위해서는 저희가 비록 작은 정당이지만 저희가 대변하고자 하는 분들을 염두에 둘 때 사실 과소대표 되고 있는 것이란 점들을 우리 대표님께서 이해하시리라 생각한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앞으로 그 동안 생각만 있고 경황이 없으셨다 하셨는데, 제가 대표가 됐으니까 이제 정의당하고도 소통을 많이 해주시고작은 당이지만 소외된 목소리가 많은 만큼 저의 목소리를 좀 더 적극적으로 경청해주시고 국회에서 서로 협의가 이뤄지는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이에 김무성 대표는 "우리 정의당은 소외된 소수의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이라며 "언제든 심 대표께서 부르시면 달려가겠다. 지역구 민원도 제가 대신 해결하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심상정 대표는 "오늘 좋은 자리니까 제가 두 가지만 말씀을 드리고 가겠다"라면서 "저희 정의당이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정당이고 아시다시피 제가 오랫동안 노동운동을 했던 경력을 가진 대표다. 최근 노동개혁문제가 제기되고 대표님께서도 강한 의지를 말씀하고 계신데,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변변한 부존자원도 없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기까지는 참 허리띠 졸라매고 제대로 대접 못 받아가면서 헌신한 노동자들의 수고가 컸다, 그렇게 생각하고, 그런 점에서 '노동자들은 우리나라의 곁가지가 아니라 적통' 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세월 동안 고속성장 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노동관계법이라든지, 노동자들이 헌법상에 보장된 그런 권리들이 많이 유보돼 왔다. 그런 점들이 충분히 이제는 보상돼야 되고 그런 토대 위에 존중돼야 된다는 게 저의 생각이고, 그래서 이번 노동시장 개혁과 관련해서는 무엇보다도 이해당사자들 간에 협의, 합의가 절대적으로 존중돼야 된다, 지난 번 그 어려운 공무원 연금도 대표님께서 인내심을 발휘하면서 대타협을 이루지 않았나. 그런 것처럼 이번 노동시장개혁도 일방적으로 힘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특히 노동시장 개혁은 재계가 반대하더라도 밀어붙이겠다는 말은 성립이 돼도, 노동이 반대하더라도 밀어붙이겠다는 이런 접근은 안 되지 않겠나. 저희 정의당이 노동 문제와 관련해 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아울러 "오늘 오후 민주노총, 한국노총, 비정규조직들 쭉 만나뵈면서 저의 위임장 받아올 생각"이라고 밝힌 후 "제가 적극적으로 저희하고도 협의를 해주시고 당사자들간에 이해가 충분히 반영되는 개혁이 될 수 있도록 대표님께서 특별히 신경을 좀 써주시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심 대표는 이어 두 번째 의견을 전했다. 그는 "두 번째는 잘 해결될 것이라고 보는데, 제가 취임 첫날 세월호특조위를 방문했다. 지금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1년 하고도 3개월이 됐는데 아직 진상조사 착수도 못한 상태다. 위원장님 만나뵈니 예산이 특조위 구성된지 몇 개월이 지났는데 예산이 한 푼도 배정되지 않아 추진을 못하고 있다는 말씀을 듣고 저도 국회의 일원으로서 매우 송구스런 말씀을 드렸다. 김무성 대표님께서 의지만 가지시면 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아닌가. 그래서 빨리 진상조사에 착수하도록 법적으로 보장된 예산지원을 좀 챙겨주셨으면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첫날 환대해주시는 대표님에게 무거운 말씀을 드리긴 했는데, 저희가 일상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파트너와 아직은 이런 기회를 빌어 말씀드리는 것을 양해해주시기 바란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이에 김무성 대표는 "기자분들도 계시니 그 두 가지 말씀에 관해 당의 입장을 말씀드리겠다. 어제 우리 최고위원회에서 노동시장선진화특위를 발족했다. 이인제 전 노동부장관을 특위 위원장으로 모셨는데 이것은 결코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생각은 전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지금 심 대표께서 아시다시피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은 격차 해소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주 잘 사는 사람은 아주 잘 살고 못 사는 사람은 너무 못 살고 대기업 대 중소기업 간에 갑과 을의 격차가 매우 심각하고 불공정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차이가 굉장히 심하고 그래서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과 중소기업의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은 100 대 34 정도의 차이다. 그러니까 이 격차해소를 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 국민 통합은 이루기 어려울 것이고, 어떻게 하면 이 격차를 해소시킬 것인가, 그리고 우리 사회의 제일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청년 일자리, 일자리 확보가 곧 민생이고 복지다. 이러한 생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고민을 같이 하자는 뜻이지, 결코 노동자들에게 불이익을 주자는 뜻이 아니다"라고 응답했다.
김무성 대표는 곧 바로 "같이 좀 살아보자는 그런 뜻이기 때문에 결코 억지로 밀어붙일 일은 전혀 없고, 문제는 그런 대화를 한 테이블에 앉아서 해야 되는데, 그게 노사정위원회인데, 노사정위원회에 민노총도 처음부터 참여하지 않았고 한국노총도 중간에 나가버리고 했는데 대화 테이블을 다시 복원해야 되겠다. 거기서 무슨 이야기든 하자. 거기 우리 정치권도 참여할 수 있으면 참여해서 대화로 풀자는 뜻이다. 그러니까 그 과정에서 우리 심상정 대표님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오늘 한국노총, 민주노총 방문하시게 되면 대화의 테이블에 나와달라는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한, "세월호특조위는 특위가 세월호특조위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평균적 활동을 해주시기 바란다"라며 "너무 특별나게 균형을 잃은 활동을 하게 되면, 거기에 우리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것은 거기에 반대하는 국민의 목소리도 굉장히 높다. 그런 부분들을 우리 정치권이 잘 조정을 같이 노력해서 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에 심상정 대표는 "세월호특조위 부분은 어떤 의도가 있으신지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대통령부터 여야정치권까지 한 목소리로 세월호 이후의 대한민국은 달라져야 된다고 하고 그래서 성역없는 진상조사를 통해서 대책을 만들자고 해서 국회에서 대표님도 애를 많이 쓰셔서 법으로 통과된 기구다. 그래서 그 기구가 법적 근거를 가지고 활동을 하도록 빨리 정부가 뒷받침하고 활동하는 과정에서 여야가 합의한 기초에서 벗어나는 게 있다면 국회가 지적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그런데 아예 시작도 못하게, 활동도 못하는데 우려의 말씀을 하시는 것은 좀 기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무성 대표는 "오죽하면 부위원장이 사퇴를 했겠나. 그런 점도 생각해주시라"라고 말했다.
이에 심상정 대표는 "일단 활동을 시작하도록 하고 그런 문제들에 관해 논의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또, 아까 노동시장 개혁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는 않겠다고 말씀하신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저도 할 일이 좀 있지 않겠냐고 생각한다. 그런데 제가 그동안 환경노동위원회에 있었고, 또 노동운동을 오래 했기 때문에 노동계에 대해서는 대표님보다 좀 더 잘 알 수 있는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노동 내부의 격차,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하청기업의 격차가 매우 심각하고 이 격차가 해소될 수 있도록 개혁이 이뤄져야 된다는 현실진단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런데 문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제대로 개혁하는 것인가라는 개혁의 방향, 방법론인데, 그 점에 있어서 지금 정부가 생각하는 방향은, 방향부터 잘못됐다, 그렇게 돼서는 이해당사자들이 애당초 거꾸로 가는 방향으로 정해진 상태에서 대화가 가능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럼 점에서 현실진단을 함께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해 열어놓고 이야기를 해야 된다. 지금 1,900만 노동자 중 월급 200만 원도 못 받는 사람은 940만 명이나 된다. 저도 지역구에 다녀보면 골목시장에 2,3개월만에 간판 내린 곳이 많다. 그런 골목시장에는 돈 많은 분들이 오시지 않는다. 봉급생활자들이 오는데, 월급 200만 원도 못 받는 사람이 940만 명이나 되는데 그 사람들이 시장에 나와서 밥 사먹고 물건 사고 할 만한 여력 자체가 안 된다고 본다. 저희가 최저임금 인상을 얘기하면 이것을 기업의 비용으로 생각하고, 기업의 부담으로만 생각하는데, 저는 지금같이 세계 경제가 장기적인 침체국면에 있을 때는 이른바 아래로부터 소비의 여력을 만들어서 경제를 돌리는 소득주도경제가 매우 긴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오바마 대통령, 메르켈 총리, 심지어 아베 총리까지 경제활성화의 관점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주력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이제는 비정규직을 줄이고 저임금노동자들에게 정당한 임금을 보장하는 방향에서 노동시장 개혁이 이뤄져야 양극화도 해소할 수 있고, 무엇보다 대표님이 염려하시는 민생경제도, 특히 내수도 활성화될 수 있지 않겠냐"라며 대화테이블 마련에 역할을 나름대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김무성 대표가 "그런 논리를 대화의 장에서 하시라는 말씀"이라고 말하자 심 대표는 "대화의 장을 마련해주셔야지요"라고 맞받았다.
이에 김 대표는 "노사정위원회에서 그렇게 하시면.." 이라고 하자, 심 대표는 "맨날 양당만 논의만 하시니까 저희가 적극적으로 의견개진할 기회도 많지 않다"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김무성 대표는 "정의당도 함께 참여하는 뭘 하나 만들자"라고 말했고 이에 심상정 대표는 "예, 그렇게 해주시기 바란다"라는 말로 김무성 대표와 대화를 마무리했다.
이렇게 해서 심상정 대표는 앞으로 새누리당·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이 함께 노동시장 개혁 등 갖가지의 현안에 대하여 논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편 정의당은 심상정 대표 당선 후 지지율이 7%대로 뛰어오르며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