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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 "영세자영업자의 사회안전망 강화해야"
기사입력: 2018/07/10 [15:22] 월드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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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숙 기자

- "자영업자는 일과 삶, 근로와 생활이 분리되지 않아"
- 자영업자의 워라밸은 열심히 노력해서 잘살 수 있는 것
- 정말 어려운 자영업자들은 정부에서 과감하게 지원해야

 

올해 들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화두로 등장했다. 지난 7월 5일 정부가 발표한 저출산 대책에서도 워라밸은 행복한 나라를 위한 핵심 방향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일과 삶의 균형을 실현하기 위한 여러 논의와 대책은 근로자를 위주로 진행되어 자영업자는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볼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는 특성상 근로와 생활이 분리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근로자의 워라밸과 자영업자의 워라밸은 엄연히 다르고 따라서 각각 접근 방법이 달라야 하고 그에 걸맞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0일 본지와 만난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은 자영업자의 워라밸을 새롭게 정의하고 다르게 인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에게 자영업자의 워라밸을 어떻게 바라보고 풀어나가야 할지 들어보았다. 다음은 최승재 회장과 일문일답.

  

▲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   © 월드스타

- 현재 소상공인들이 처한 상황은 어떠한가


기존의 카드수수료, 임대료 문제에 더해 2018년 1월 1일부터 최저임금이 무려 16.4%나 인상되면서 소상공인들은 그야말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 6월 27일에는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노총이 '최저임금 제도개선 및 정책협약 이행'에 합의했습니다.

 

당사자인 소상공인을 배제한 채 합의한 내용에는 근로기준법을 5인 미만 사업장에 확대해서 적용하는 조항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5인 미만 사업장은 연장, 야간 및 휴일 근로에 대하여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하여 지급한다는 사항을 적용받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사항이 5인 미만 사업장에 확대 적용되면 추가 근로 수당은 시간당 1만 1,295원,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1만 2,801원을 지급해야 합니다. 결국 시간제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근로자를 내보내고 가족을 동원해서 일하거나 그것마저 여의치 않을 경우 폐업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현안들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자영업자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기는커녕 오히려 삶의 질이 훨씬 더 나빠질 것입니다.

 

-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워라밸에 대한 견해는


워라밸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7월부터 근로시간 단축이 사업체 규모에 따라 점차 시행되고 있지만 정작 자영업자들은 매출감소로 근로시간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자영업자는 일과 삶, 근로와 생활이 분리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자영업자의 워라밸과 근로자의 워라밸은 똑같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워라밸은 자영업자를 제외한 채 근로자 중심으로만 논의되고 있습니다.

 

근로자의 워라밸과 자영업자의 워라밸을 구별해서 다르게 인식하고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자영업자에게 워라밸은 영업이 잘되고 가족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근로자들처럼 근로시간을 단축하거나 여가를 즐기는 것이 아닙니다. 자영업자들은 하루라도 더 열심히 노력해서 잘살 수 있고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이 진정한 일과 삶의 균형이라고 생각합니다.

 

- 워라밸에 초점을 맞춘 저출산 대책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7월 5일 저출산 대책으로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에 초점을 맞춘 '일하며 아이키우기 행복한 나라를 위한 핵심과제'를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저출산 대책은 출산휴가 확대와 남성 육아휴직 확대 등 근로자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어 왔으며 자영업자들은 이 정책에서 철저히 소외당해 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발표한 대책은 아이와 함께하는 일·생활 균형 문화를 만들기 위해 만 8세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임금 삭감 없이 근로시간을 1시간 단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남성의 육아휴직을 활성화하기 위해 아내에 이어 육아휴직에 들어가는 남성에게 첫 3개월간 지급하는 급여를 월 200만 원에서 250만 원으로 인상했습니다. 남편이 받는 유급 출산휴가는 3일에서 10일로 늘어납니다.

 

그러나 이번에 마련한 대책 역시 근로자만을 중심에 두고 있어서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영업자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사회안전망 구축이 절실하나 '근로자'가 아닌 '사업자'라는 이유로 사회안전망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자영업자 중심의 정책을 마련하여 더욱 촘촘하게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강화해야 합니다.
 
-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자영업자들에게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갈 곳 없는 노동력이 자영업으로 유입되면서 소상공인들의 영업이익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습니다. 소상공인들은 사업으로 벌어들인 소득이 도시가구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사업자의 비중이 40% 선을 넘어섰습니다. 중소기업연구원이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소직원 5명 미만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숙박·음식점업 소상공인들의 사업체당 평균 영업이익은 1,845만 원(2015년 기준)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해 전국의 동종업계 5인 이상 사업장 노동자 평균임금 2,160만 원보다 14.8% 적습니다. 아예 영업손실이나 적자를 보는 사업장도 전체의 4.8%를 차지했고, 같은 업종의 노동자 평균임금에 못 미치는 영업이익을 올리는 사업체 비중은 68%에 이르렀습니다.

 

영세자영업자들이 점점 빈곤계층으로 전락하는 이유는 정부가 펼친 고용정책이 실패하면서 일자리를 얻지 못한 사람들이 자영업으로 몰려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영업자 문제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결해나가야 합니다.

 

일자리가 없어서 자영업에 뛰어들었다가 폐업하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데도 자영업자들은 상대적으로 근로자나 농어민에 비해서 사회안전망의 혜택을 못 받고 있습니다. 정말 어려운 자영업자의 기준을 아예 낮추어서 거기에 해당하는 자영업자들은 정부에서 도와주고 자금을 회수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당장 삶이 척박하다고 해서 대출만 해주고 말 것이 아니라 사회안전망으로 최저생활을 보장해주어야 합니다.

 

최저생계비도 벌지 못하는 영세자영업자들은 과감하게 지원해주고 나머지는 사업자로 경쟁해서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으로 진출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주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자영업자 중에서 소득수준이 하위 10%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를 만들어 복지혜택을 제공해야 합니다. 전체 자영업자들에게는 농어민들처럼 정책자금 대출금리를 1% 이하로 낮추어주어야 합니다. 또한, 온종일 생업에 종사하느라 육아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자영업자들의 자녀를 전담해서 돌보는 소상공인 복지사 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아울러 근로장려세제는 소득이 적은 자영업자들에게 지급하는 기준금액과 최대 지급액을 상향 조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정책들을 통해 빈곤에 시달리는 영세자영업자들을 보호해주면서 나머지 자영업자들은 경쟁력을 갖추도록 밀어주어야 합니다.

 

김용숙 기자 ws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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