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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규-탐정 셜록 홈즈] (141) 최근 발의된 공인탐정법에서 비밀의 준수 등 논란
기사입력: 2018/03/26 [23:51] 월드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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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숙 기자

2016년 윤재옥 의원이 발의한 공인탐정법 제25조에 공인탐정의 ‘비밀의 준수 등’를 명시했다. 세부 내역은 다음과 같다.

 

제25조(비밀의 준수 등) ① 탐정업에 종사하거나 종사하였던 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의뢰인의 동의가 있거나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제공할 수 있다.

 

② 공인탐정업자는 탐정의 업무와 관련하여 작성하였거나 취득한 문서, 사진, 그 밖의 자료(전자적·자기적 방식이나 그 밖에 다른 사람의 지각에 의해서는 인식할 수 없는 방식으로 작성된 기록을 포함한다)가 유출되거나 불법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 고객과 신뢰를 지키기 못하는 전문가는 당연히 망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

 

역사 이래로 전문직업인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윤리 중 하나가 고객에 대한 비밀준수 의무이다. 의사가 환자의 병력 등에 관한 비밀을 보호해줘야 하는 것처럼 공인탐정도 의뢰인의 비밀을 보호해야 한다. 현재 변호사법에 의해 변호사도 의뢰인의 비밀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전문가와 고객 사이에 비밀유지 위반으로 인한 분쟁이 늘고 있지만 고객이 전문가로 인해 초래된 피해에 대해 배상을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비밀의 정의가 모호하고 비밀을 비전문가인 고객이 자신의 전문가가 유출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의뢰인을 보호하기 위해 공인탐정법 25조는 공인탐정에 대해 비밀의 준수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 조항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사유의 기준, 비밀의 정의, 다른 사람 등 3가지 사항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 정당한 사유라는 것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지가 이슈이다. 국회의 청문회나 법정에서 증언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의뢰인의 비밀이라도 공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하지만 기타의 사유일 경우에 정당한 사유라는 것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공인탐정이 의뢰인의 피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사회정의를 위해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것도 정당한 사유에 포함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둘째, 비밀의 정의는 어떻게 내려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일반적으로 비밀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모든 사실’이라고 볼 수 있는데 어디까지 비밀로 보호해야 하는지 고려해야 한다.

 

의뢰인이 의뢰한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파악한 비밀이 모두 해당되는 것인지도 판단해야 한다. 또한 탐정의 능력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유능한 탐정이라면 조사한 내용을 분석해 알려지지 않은 비밀을 찾아낼 수도 있다.  

 

비밀의 범위에 대한 논란은 정당한 사유와 마찬가지로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탐정이 의뢰인에게 발설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속에 담고 있는 비밀일 경우에는 언제 파악했는지, 업무와 연관성이 있는지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셋째, 다른 사람의 기준은 어디까지인가도 고민해야 한다. 의뢰인과 친인척 관계가 없는 제3자의 경우는 당연하게 다른 사람으로 볼 수 있는데 의뢰인의 배우자, 자녀, 부모 등은 어떻게 판단한 것인지도 숙제다. 특히 가사분쟁의 경우 의뢰인과 가족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결론적으로 공인탐정법에서 비밀을 준수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전문가와 고객 사이에 자연스럽게 신뢰가 형성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중국의 상인들은 수천 년 동안 신뢰를 무기로 전세계 시장을 지배해왔다. 고객 혹은 동료와 약속이나 비밀을 지키지 않는 상인은 살아남지 못했기 때문에 불문율은 오늘도 지켜지고 있다.

 



 

 

 

 

 

 

 

 

 

 

고객과의 ‘신뢰’를 최고 가치로 여기는 중국 상인들이 거래하는 시장 동판(장소 : 선전)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stm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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