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간파하는 기술 책 표지

 

 

◈ 과거와 달리 기계의 성능과 담당자의 자질이 향상되면서 오류의 가능성은 낮아져

 

실제 대법원 형사 2부는 1979년 5월 22일 판결에서 ‘거짓말 탐지기의 검사결과에 대한 증거능력 유무에 관하여 검사결과의 정확성을 보증할 수 있는 일정한 조건이 구비되지 아니한 거짓말 탐지기 검사의 결과 및 그 보고서는 그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증거능력을 갖기 위해서는 검사결과의 정확성이 보증돼야 하고 정확성을 보증하기 위한 다음과 같은 주∙객관적 7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①  검사기계의 성능이 우수할 것.

 

②  피검사자의 검사 당시 의식이 명료하고 그 심신이 건전한 상태에 있을 것.

 

③  질문표의 작성과 질문의 방법이 합리적일 것.

 

④  검사자가 특정의 전문지식과 훈련을 받은 자일 것.

 

⑤  질문 자극 이외의 자극 및 영향이 없는 장소에서 검사가 행하여질 것.

 

⑥  그 검사결과가 전문가에 의하여 정확하게 판정될 것.

 

⑦  피검사자의 동의를 받아 검사할 것.

 

 

한국의 법원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볼 수 있으나 최근 검사기의 성능이 향상되고 강압적인 수사관행이 없어지고 있어 수사에서 거짓말 탐지기의 사용이 점차로 늘어나리라고 전망된다.

 

한국과 달리 일본, 미국 등 선진국 판례를 보면 보다 적극적으로 거짓말 탐지기로 입증한 진술의 증거가치를 인정하는 추세로 나가고 있다.

 

현재 수사기관에서 피의자로 거짓말 탐지기를 활용한 수사를 받아본 사람들에 의하면 진술서를 작성한다고 한다.

 

진술서에는 진술의 진위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받겠으며 검사결과 거짓으로 나올 경우 어떠한 조치 즉 구속, 불구속 등도 받겠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거짓말 탐지기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질문지는 약 40개 항목으로 구성되며 거짓말 여부를 판단하려는 질문 몇 개를 포함시켜 관련 질문을 집중적으로 묻는다.

 

대법원이 거짓말 탐지기의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했던 1979년과는 달리 현재는 많은 과학적 발전이 이뤄져 오류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 대상자의 동의를 얻어 테스트를 진행하고 보조자료로 활용해야

 

전문가들은 거짓말 탐지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유의점을 제시한다.

 

첫째, 탐지기가 어느 정도 중요한 사실을 제시하기는 하지만 완벽한 증거물을 제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거짓말 탐지가 완벽하게 진술자의 거짓말을 찾아낸다는 연구결과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호흡기록의 변화. 심장기록, 혈압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특정 부문에서 진술자가 평소와는 다른 기록 패턴을 보인다는 것이다.

 

둘째, 진술자의 동의를 얻어낸 후 사용하되 불리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고지해야 한다.

 

거짓말 탐지기의 탐지능력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진술자의 동의를 확보하지 않고 얻은 결과는 유의미하다고 보기 어렵다.

 

셋째, 사건의 유일한 증거를 수집한다기 보다는 단서가 될 수 있는 보조자료를 찾는다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거짓말 탐지기를 통해 특정 질문에 대한 진술자의 감정변화를 감지해 증거조사, 증거수집에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거짓말 탐지기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프로파일러라고 하는 심리수사 전문가도 늘어나고 있다.

 

과학수사를 지향하면서 심리수사기법을 많이 도입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범죄인의 심리 상태를 전문적으로 분석해 수사하는 ‘프로파일러’의 활약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지리라고 판단된다.

 

– 계속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stmin@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