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운송수단은 통상 대중교통인 버스, 지하철 등에 한정해 거론됐지만 현재는 국내외 유동인구가 늘어나면서 개인용 운송수단인 ‘택시’의 수요가 급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 동남아시아 택시업계는 ▲관광객을 위한 외국어 지원 ▲안전운행을 위한 기기적 보완 ▲글로벌 택시배차서비스에 대응 등 택시산업의 진화가 활발하게 전개되는 추세다.
지금부터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등 관련 사례를 통해 동남아시아 택시산업 동향에 관해 살펴보도록 한다. 우버나 그랩카 등의 배차서비스만이 주요 트렌드가 아님을 인지하고 보자.
▲관광택시 이미지(출처 : km-yokohama)
◈ 일본 - 해외관광객 지원위한 ‘영어 가능한 드라이버’ 육성 촉진
일본 도쿄도(東京都)는 2016년 9월 영어로 관광지를 안내하는 택시운전사의 육성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해외방문객이 편리하게 시내를 관광할 수 있도록 언어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통역안내사인 국가자격증이 필요하나 구조개혁특구를 활용해 교육을 받을 경우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향후 2020년까지 300여명의 관련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해당 제도는 영어능력시험(TOEIC) 600점 상당의 어학능력이 있는 운전자를 대상으로 8일(56시간)간 영어를 비롯해 도쿄 시내의 관광지식, 장애인 및 고령자 안내 방법 등을 교육한다.
전문가들은 택시관광은 비용이 많이 들지만 버스투어와 달리 개인의 요구에 맞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향후 외국인들의 수요가 지속해서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
▲Comfort Del Gro 홈페이지
◈ 싱가포르 - 안정운행 지원위한 ‘차량정보단말기(MDT)' 장착 계획
싱가포르 국가택시협회(NTA)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0월이면 국내 2만대 이상의 택시에 '차량정보단말기(MDT)'를 장착해 운전자의 안전운행이 향상할 전망이다.
지난 2015년 10월~2016년 3월 교통운송업체 ComfortDelGro에서 MDT의 시범운행 결과 적신호감시 및 속도위반 카메라의 위치가 운전자에게 인식돼 안전운행에 도움된 것으로 밝혀졌다.
대중교통업체 SMRT에서도 MDT 채용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Comfort Del Gro와 SMRT는 자사의 택시 1만7000대, 3500대에 각각 탑재할 예정이다.
교통전문가들은 MDT를 설치함으로써 운전자, 승객, 차량 등 안전사고로 발생하는 잠재적 비용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큰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한다.
▲Vinasun Taxi (출처 : 비나선택시 홈페이지)
◈ 베트남 - 우버・그랩 대항하기 위해 ‘신차 공급량 확대・배차프로그램 향상’
베트남의 택시업체 비나선택시(Vinasun Taxi)는 2016년 글로벌 택시배차서비스업체인 우버(Uber)와 그랩(Grab)에 대항하기 위해 1150대의 신차 구매계획을 발표했다.
2016년 안으로 4인승 350대, 7인승 800대를 각각 구매할 예정이며 운영 중인 850대는 처분할 계획이다. 또한 1km당 평균 운임을 1만6000동에서 1만5000동으로 인하할 예정이다.
자사의 택시배차서비스인 'V.CAR'의 응용프로그램 및 각종 카드결제에 대한 고객 편의성도 향상할 계획이다. 운영차량의 공급만으로는 수요를 이끌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쉴새없이 진입하는 우버와 그랩과의 경쟁과열로 올해 세후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2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와 같은 투자없이는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고 말한다.
▲카카오택시 홈페이지
◈ 동남아 트렌드 '언어지원・안전운행・시장유지' 등 다양...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서비스는 필수
지금까지 동남아시아 중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의 택시산업 동향에 관해 살펴봤다. 언어지원, 안전운행, 시장유지 등의 목적으로 각 지역 및 해당업계의 전략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었다.
물론 우버나 그랩의 수요가 증대되고 있어 정부의 사업승인을 받아 합법적으로 운영하는 국가도 많아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연계돼 관광객들이 가장 원하는 택시서비스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이나 싱가포르처럼 사람에 대한, 사람을 위한 서비스와 대책도 새로운 트렌드도 떠오르고 있다. 기계의 편리함도 중요하지만 인력의 양성과 안전에 대한 제고는 필수라고 판단된다.
현재 한국은 지역마다 제한돼 있는 택시수로 일부 지역에서는 택시가 소비자를 고르는 주객전도의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택시요금의 2배 이상을 지불하는 고객이 있는 이유다.
게다가 택시 면허(또는 번호판)의 실거래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업계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기침체의 일면이자 안전한 투자처라는 인식때문이지만 정상적인 관행을 넘어선 것이다.
변화의 바람도 일고 있는데 콜택시의 진화형태인 ‘카카오택시’의 등장, ‘고급택시’ 시장의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 한국의 택시업계도 글로벌 트렌드의 문이 열리고 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김용숙 기자 wsnews20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