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김용숙 기자] 2014년 9월 발생한 해병대 수류탄 폭발사고 후 국방기술품질원은 같은 로트의 수류탄 1,010발을 임의로 선택, 2014년 10월 6일부터 22일까지 기술검사를 했다. 기품원은 특히 동일 로트 수류탄 전부를 대상으로 신관 X-레이 검사를 했다. 그 결과 기품원은 정상적인 파지 상태에서 "조기폭발 가능성 없음" 결론지었다. 그런데 이번 사고가 발생한 대구 50사단 신교대대 폭발사고는 해병대 수류탄 폭발사고 때 사용됐던 것과 같은 로트의 제품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품원은 이에 대해 "사고 수류탄은 2005년도 생산된 것"이라며 "출고 당시 신관 X-레이 촬영했던 필름 81,670발 모두 검사한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각 신관에는 개별 고유번호가 찍혀 있지 않아 폭발사고가 난 수류탄의 신관이 어떤 것인지 파악할 방법이 없어 필름은 있되 특정 신관의 상태를 대조해볼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편 기품원은 수류탄의 경우 불량률은 0%라며 불량제품이 나와서도, 나올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2014년 4월 17일 납품 후 2년이 지난 수류탄에 대해 기능시험을 했던 육군 탄약지원사령부는 검사탄약 30발 중 6발에서 3초 미만에 폭발하는 치명적 결함이 확인됐다. 이에 기술검사를 담당한 기품원은 동일 로트 수류탄 731발에 대해 검사했고, 그 결과 신관제조 과정에서 방수액이 신관 지연제에 침투해 조기 폭발했다는 결론을 냈다. 기품원이 주장하는 불량률 0%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대목이다. 당시 해당 로트 신관은 6.1만 발 모두 폐기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기품원의 기술검사 결과만 믿고 동일 로트 수류탄을 계속 사용하다 대구에서 같은 사고를 당해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이에 육군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기품원이 포함된 조사팀을 구성해 2단계로 나눠 전수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윤후덕(새정치민주연합 경기 파주갑) 의원은 "이번 사고로 인해 기품원 기술검사 신뢰도는 땅에 떨어졌다"며 "해병대 수류탄 사고 관련 기술검사에서 샘플검사와 병행해 신관 X-레이 검사는 전수조사까지 한 결과 조기폭발 가능성 없음으로 결론이 났는데도 대구에서 동일 사고가 재발했다"며 기품원 기술검사 시스템의 심각한 문제를 지적한 후 사고 원인과 기술검사 신뢰도 제고를 위한 빠른 조처를 주문했다. 윤 의원은 아울러 "문제가 없다고 한 로트의 수류탄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는데, 검사의 신뢰성 제고 측면에서라도 기품원은 이번 사고 전수조사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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