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류호정 국회의원이 두산모트롤 매각은 핵심기술 해외유출과 노동자 생존권 박탈 및 고용불안 직결된다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으로서 이 문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또한, 류 의원은 "두산모트롤은 방위산업과 민수산업을 포괄해 운영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해외 매각 시 방위산업법에 따라 산업부 장관의 사전승인이 필요하다"라며 산자위원으로서의 문제 해결 노력을 시사했다.
류호정 의원은 7월 9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국내 1위 굴삭기 유압부품업체 두산모트롤 해외자본으로의 기술 유출, 매각 반대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고 "노사 합의 없는 일방매각은 노동자 생존권 강탈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류호정 국회의원, 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류호정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우리나라 알짜기업이 해외자본에 팔려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될 위기에 처했다"라고 언급하고 "두산그룹의 방만하고 무능한 경영으로 그룹 전반에 구조조정의 쓰나미가 덮쳤다. 이 불똥은 두산모트롤로 옮겨붙어 일방적으로 노동자들에게 책임과 고통을 전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두산모트롤은 국내 유압기기 1위 회사로, 굴삭기용 주행모터는 산업부 선정 세계 일류 상품으로 등록되어 있고 중·대형 주행모터는 압도적 1위를 자랑하는 회사이다"라고 밝힌 뒤 "노조는 그간 ▲ 노사합의 없는 일방매각 반대 ▲ 고용과 생존권 위협하는 매각 반대 ▲해외 및 투기, 먹튀 자본에 매각 반대 ▲방산/민수 분리 매각 반대를 요구해 왔다. 하지만 어떤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히나 우선협상 대상자 유력후보군으로 꼽히는 중국 XCMG가 인수할 경우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계속해서 류 의원은 "두산모트롤은 방위산업과 민수산업을 포괄해 운영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해외 매각 시 방위산업법에 따라 산업부 장관의 사전승인을 얻어 방위산업 부분의 분리매각이 필요하다"라면서 "분리매각은 노동자 고용불안으로, 해외자본으로의 매각은 핵심기술 유출이라는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라고 우려했다.
류 의원은 "우리는 이미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하고 기술만 가진 채 ‘먹튀’한 사실을 교훈으로 간직하고 있다. 두 번 당할 수는 없다"라고 역설한 뒤 "지난 12년 동안 모트롤 노동자들은 두산으로부터 각종 노동탄압에 시달렸다. 두산은 2008년 동명모트롤을 인수한 후 각종 부당 노동행위를 자행하고 노조 탈퇴공작 등을 벌인 파렴치한 악덕기업 중의 악덕기업이다. 그런 두산이 수천억 원이 넘는 돈에만 혈안이 되어 피땀으로 고생한 노동자들의 생존권은 ‘나 몰라라’하며 그야말로 ‘셀프 먹튀’를 시도하고 있다"라며 두산의 일방적인 매각 중단을 촉구했다.
류 의원은 "해외자본에 우리나라 핵심기술을 유출할 수 없다"라고 재차 강조한 뒤 "노동자가 있어야 기업도 있다. 노동자를 존중하지 않은 기업의 말로를 우리는 두산을 통해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 저는 국회 산자위 위원으로서 이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노조와 함께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이날 진행한 '해외자본으로의 기술유출, 두산모트롤 매각 반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전 세계가 알아주는 한국 제조업이 반도체와 조선업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창원에 자리 잡은 두산모트롤은 유압부품과 시스템 생산에서 세계가 인정한 기술기업입니다. 30년 전 한국 최초로 유압 분야에 뛰어들어 국내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의 강자로 성장했으나, 2008년 두산 재벌의 인수가 성장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시류를 읽지 못하고 무능으로 일관한 두산 재벌의 경영실패가 모기업과 두산중공업의 위기를 불러왔고 답이 없는 두산 재벌은 결국 계열사 매각으로 불을 끄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앞뒤 재지 않고 현금만 확보하려는 총수 일가의 행태가 두산모트롤의 경쟁력은 물론 방위산업체이기도 한 모트롤의 고급 기술과 우리 경제공동체의 자산인 국부의 유출 우려까지 만들고 있습니다.
두산그룹이 알짜 계열사 매각을 추진한 후 두산모트롤이 우선순위에 올랐고 중국의 건설장비 업체인 서공그룹(XCMG)이 유력한 인수자로 이름이 오르고 있습니다. 일등급 유압부품사인 모트롤의 중국 기업으로의 인수는 그저 한 회사의 해외자본 매각 정도가 아닙니다.
우선 무엇보다 고급기술의 해외유출이 우려됩니다. 유압부품은 국가기간산업이며 각종 작동기계산업의 근간이 되는 기술입니다. 서공그룹이 모트롤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누가 보아도 뻔합니다. 그리고 상하이자동차가 기술을 뽑아낸 후 쌍용자동차를 어떻게 버렸는지 생각하면 모트롤의 미래도 불을 보듯 뻔합니다. 모트롤의 기술은 지난 30년간 수많은 선배노동자와 기술자가 만든 우리 공동의 자산입니다.
지리적 거리가 가까운 중국기업은 생산 이전을 추구할 우려도 있습니다. 또는 기술개발부서 등 핵심만 중국 자회사로 이전할 경우 국내 공장은 말 그대로 껍데기만 남을 것입니다. 창원뿐만 아니라 국내 제조산업의 공백을 불러올 생산 이전은 우리 경제에도 재앙이 될 것입니다.
과거 대우그룹의 해체 후 해외자본이 인수한 제조업 계열사의 경우 모두 만신창이가 되고 만 현실을 생각하면 이제는 무분별한 외국 자본의 제조업 인수에 제동을 걸어야 합니다.
지역의 우량기업 동명모트롤이 두산으로 간판을 바꿔 단 이후 현장은 끔찍한 노동탄압에 시달렸습니다. 인수 직후 단협해지로 무단협 상태에서 고통받았고, 산별노조 탈퇴공작, 기업노조 육성, 교섭거부까지 겪지 않은 탄압이 없을 정도입니다. 오죽하면 법원도 금속노조 차별과 조합원 탄압에 눈살을 찌푸리며 회사에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지난 12년간 현장의 노동자를 괴롭히기만 한 두산이 자신들의 경영 부실로 인한 문제를 또다시 매각이라는 방식으로 노동자에게 떠넘기려 하고 있습니다. 건실하지 못한 외국자본으로의 매각은 노동자의 고용불안을 불러옵니다. 특히 방산과 민수가 혼합한 모트롤은 분리매각이 불가피합니다. 이 경우 회사가 찢어지고 영업과 매출이 급락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것은 노동자와 그들의 가정, 나아가 지역 경제 모두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입니다.
정치권에 호소합니다. 산업 격변기라고 말만 하지 말고 두산모트롤과 같은 원천기술 부품제조업을 지켜야 합니다. 수출중심의 한국경제에서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부품제조업이 곧 국가경쟁력입니다. 모트롤의 해외투기자본 인수를 막아야 합니다.
시민사회에 호소합니다. 재벌이 건실한 기업을 인수한 후 노동탄압으로 현장을 풍비박산을 내더니 이제는 자기들이 살아야겠다고 노동자를 내버리고, 회사를 내던지는 이런 행태를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노동자의 고용과 기술을 갖춘 기업을 유지하는 것 모두가 진정한 ‘공익’입니다.
언론에도 호소합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두산모트롤지회는 오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두산의 무책임한 일방 매각과 해외자본의 인수를 저지하기 위해 서울 상경투쟁과 항의투쟁을 벌일 것입니다. 노동자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고 우리 사회에 전달되도록 노력해주십시오.
2020년 7월 9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국회의원 류호정
한편 두산모트롤의 굴삭기용 주행모터는 산업부가 선정한 ‘세계 일류 상품’으로, 중·대형 모터는 압도적인 국내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효자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김용숙 기자 ws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