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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용노동부는 파인텍 고공농성 노동자 문제 하루빨리 해결하기 바랍니다"
기사입력: 2018/04/27 [18:31] 월드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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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숙 기자

 "고용노동부는 힘겨운 장기 고공농성으로 목숨을 위협받는 파인텍(옛 스타케미칼) 노동자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하기 바랍니다. 다섯 달이 넘는 극한의 고공농성이 진행되는데도 주무부서인 노동부가 손 놓고 있으면 어떻게 합니까!" 

 

4월 15일 오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금속노조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의사들이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 있는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75m 굴뚝에 올라 힘든 고공농성을 이어가는 두 명의 노동자를 진단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촉구했다.

 

한국인터넷언론인협동조합 박귀성 기자에 따르면 노조 파인텍지회 조합원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지회 사무장 등 두 명의 노동자는 2017년 11월부터 북극한파가 몰아닥친 엄동설한을 지나 겨울을 나고 이날까지 155일간 서울시 양천구 목동 소재 열병합발전소 75m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두 노동자가 강풍과 진동으로 혹독한 환경인 굴뚝 꼭대기에 오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파인텍 모회사인 스타플렉스 김세권 대표이사는 2014년 파인텍 전신인 스타케미칼 공장을 폐쇄하고 이듬해 지회와 공장 재가동에 합의했다. 앞서 차광호 지회장이 진행한 408일간의 고공농성이 만든 결과였다. 파인텍은 2016년 1월 해고노동자를 고용하기 위해 세워졌다. 하지만 공장 가동 8개월 만에 문을 닫고 말았다. 이러한 사연이 바로 홍기탁 박준호 두 명의 노동자가 고용보장과 노조 인정,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또다시 고공의 절대 위험으로 올라간 이유다. 하지만 김세권 대표는 지회와 교섭을 회피하며 사태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 한국인터넷언론인협동조합 보도 캡처     © 김용숙 기자

 

이날 의사들에 따르면 이들 고공농성자의 건강은 매우 악화했다. 2018년 1월에 이어 이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소속 홍종원 의사와 길벗한의사회 오춘상 한의사는 이들 노동자의 건강을 검진한 자리에서 "겨울이 지나 걱정한 것보다는 덜하지만, 농성자들의 위장·근골격계 상태가 좋지 않다"라면서 특히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미세먼지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도 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의사들의 이러한 우려에도 노동부는 사태 해결에 소극적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인 서울에너지공사는 법원에 이들 퇴거를 요구하는 퇴거가처분신청을 냈고 이에 고공 농성자들은 1인당 50만 원씩 하루 100만 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고 한다.

 

상황이 이러하자 분노에 찬 노조는 "고공농성자들을 방치하고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자에게 법 집행이라는 미명으로 자행하는 협박이 있는 한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은 절대 올 수 없다"라면서 노동부에 "김세권 대표가 교섭에 나올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하고 가처분신청과 과태료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홍종원 의사는 이날 한인협 박귀성 기자가 '북극한파가 몰려온 혹한 겨울을 났는데 추위에 의한 동상 등의 질병은 없었느냐'라는 물음에 "(4월) 지상에는 봄이 왔지만, 75m 꼭대기는 아직도 추위와 강풍이 여전하다. 하지만 두 분이 꾸준히 운동도 하고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어 냉한 관련 질병은 없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진다.

 

길벗한의사회 오춘상 의사는 "1차 검진 때는 많이 추웠다. 오늘 90일 만에 2차 검진을 했는데 두 분 체중이 많이 빠졌다. 쉽게 내려올 여건이 빨리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두 노동자의 건강상태를 크게 염려했다.

 

또한, 오춘상 의사는 "(굴뚝 밑에서 올려주는 식단에 대해) 식단에 고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도록 준비해드리는 게 필요하다"라고 조언한 데 이어 두 노동자가 두통을 호소하는 것에 관해 "스트레스가 일정 수준 지속되면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정도가 1차보다 심해져 침을 시술하고 약을 처방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오춘상 의사는 "홍기탁 동지의 경우 장이 좋지 않아 설사가 계속되고 있으며 허리도 상당히 좋지 않다. 허리를 지탱해주는 근육과 척추, 어깨 전반에 걸쳐 통증을 호소하고 있어 약찜 시술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민주노동 양동규 부위원장은 이날 연대발언을 통해 "지금 두 동지가 목숨을 걸고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이 동지들은 파인텍뿐만 아니라 전국의 거대 재벌 자본과 싸우는 것인데 그곳은 제가 있어야 할 곳"이라며 정부에 "홍기탁 박준호 두 명의 동지가 목숨을 걸고 75m 높이 굴뚝 위에서 농성하는데 정부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장기간 농성에 따른 운동 부족과 각종 질병 등으로 하루하루 위험한 상황에 내몰리는 농성자들을 더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를 뜯어고치기 위해 끝까지 민주노총이 함께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양동규 부위원장은 "(열병합발전소) 서울에너지공사가 낸 퇴거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농성자들에게 하루 100만 원씩 과태료가 부과되고 있다.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자들에 대한 협박을 멈추라"라고 촉구했다.

 

한편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천막 제조업체 파인텍 공장의 모기업인 스타플렉스가 노조와 약속한 2012 고용 승계와 단체협약 이행을 하지 않는다며 백수십 일째 힘겨운 고공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김용숙 기자 ws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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