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는 인간에서 출발(출처 : UCL)
현재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4차 산업의 최대 이슈 중 하나인 빅데이터(Big Data, BD)는 방대한 정보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기업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체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미국 국방부의 군수산업 유통시스템에서 출발한 ERP도 경영활동 전반에 관한 정보를 활용해 기업 경영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이행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빅데이터는 미래산업으로서 크게 각광받고 있으며 실용화 사업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빅데이터의 본질과 정보적 접근법이 부족해 아쉬운 부분이 많다.
지금부터 한국의 빅데이터 산업동향에 대해 살펴본 뒤 일본의 개발 및 상용화 사례를 보도록 한다. 선도국의 모델을 분석해야 한국 빅데이터 산업의 미래를 구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트렌드 분석을 위한 빅스토리(출처 : 천재교육)
◈ 한국 - 빅데이터 기술개발 및 활용분야 점차 다양화...인간의 분석·판단능력도 향상돼야
현재 한국에서는 빅데이터(BD)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금융 ▲의료 ▲관광 ▲교육 등의 부문에서 BD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첫째, 금융보안원에 따르면 빅데이터 산업의 성장은 금융회사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고객정보를 활용해 신용도 분석, 신상품 기획, 보안강화, 사후관리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둘째,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와 서울아산병원은 의료 ‘빅데이터 분석 콘테스트’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환자의 질환을 예측 및 진단하는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첫 공개 대회다.
셋째,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빅데이터를 활용해 제주지역 관광객의 연령대별 활동패턴을 분석했다. 20~30대는 여름, 40~50대는 겨울에 자주 방문했다. 주요 관광지별로 패턴을 산출했다.
넷째, 민간교육업체 천재교육은 아이들의 고민이나 궁금한 점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인포그래픽으로 구현해 주는 ‘빅스토리’ 콘텐츠를 출시했다. 통계데이터는 향후 교육트렌드에 반영될 계획이다.
아직까지는 저장된 데이터의 통합, 분류, 산출까지 구현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목적성이 뚜렷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경우의 수를 분석하려는 시도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다만 빅데이터 프로그래밍에 크게 의존하게 될 수 있다는 한계성이 있다. 데이터의 분류과정(Sorting)에서 얻는 확률에만 신경쓰다 보니 설계부터 추출까지 인간의 판단이 축소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NEC의 빅데이터 구상도(출처 : NEC 홈페이지)
◈ 일본 - 기술개발 이어 상용화 시작...빅데이터, 신사업 아닌 기존 사고체계의 연장선
일본은 이미 빅데이터 기술에 대한 개발과정을 넘어 상용화의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선박 ▲의료 ▲공장 등의 부문에서 효과적인 실용성이 기대되고 있다.
첫째, 일본 선박업체인 니폰유센(日本郵船)에 따르면 2016년 11월 빅데이터를 활용해 컨테이너 선박의 단기계약 운임을 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현재 중국의 경기둔화가 지속되면서 선박업체의 경영난이 확대되고 있다. 때문에 당사는 적정한 운임을 체계화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미래에 발생될 영업비용을 최대한 절감시킬 계획이다.
둘째, 일본 정부(政府)에 따르면 2016년 12월 의료기관이나 개호시설에서 ‘환자정보’를 수집해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체제를 확립할 계획이다.
공유시스템을 통해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맞는 진단과 치료를 이행하고 확장사업으로서 제약회사, 연구기관에도 해당 정보를 제공해 신약 및 의료기기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셋째, 일본 전자기기업체인 NEC에 따르면 2016년 12월 기업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업 내 경영활동 전반을 자동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공장의 최적가동률부터 상품의 판매까지 다양한 생산과정을 높은 정밀도로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다. 기존의 분석전문가가 2~3개월간 다루는 작업을 수일 내로 단축한 것이다.
선박의 경우 대외 시장동향에 따른 대응전략이, 의료의 경우 단순히 환자정보에서 신약과 의료기기의 개발까지, 기업은 수십년간 효율적으로 관리해 온 경영데이터를 기술화한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 빅데이터 개념도(출처 : 미래창조과학부 전략보고서)
◈ 빅데이터, 기술력 향상 중요하지만 ‘정보’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돼야
지금까지 한국과 일본의 빅데이터(BD) 산업 동향을 간략하게 살펴봤다. 한국도 일본 못지않게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경우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의 수집방법과 인간의 분석, 관리, 판단 등의 능력수행이 한국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때문에 상용화의 배경과 목적, 효과 등에서 큰 차이가 났다.
빅데이터는 수십년, 길게는 수백년 동안 정보에 대한 체계와 미래전략을 수립했던 한 개인, 기업, 국가의 누적된 사고방식이 반영되기 때문에 기술적인 접근만으로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의미다.
때문에 정보적 접근법을 통해 빅데이터의 기본적인 체계를 갖춰야 한다. 자료(data), 첩보(information), 정보(intelligence)의 개념을 인지하고 가치를 산출할 수 있는 직관력과 통찰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환자에 대한 진료기록(data)을 통해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후 진단(information)을 내릴 수 있다. 여기까지는 기존에 축적된 자료와 인간의 학습능력을 바탕으로 비교분석이 가능하다.
이후 이러한 환자로 인해 발생될 사회적 패러다임인 의료산업, 의료정책, 식품, 환경, 에너지, 생활습관, 경기동향 등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전략(intelligence)을 수립하는 것이 빅데이터의 마지막 단계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진정한 정보(intelligence)가 산출된다면 개인은 삶의 방향, 기업은 경영전략, 국가는 국정운영을 각각 수립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계속 -
한우리 기자 wsnews20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