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 아르바이트모집 이미지(출처: 홈페이지)
변변한 천연자원 하나 없이 세계 최빈국에서 불과 50 여 년 만에 선진국에 진입한 한국의 경제발전을 ‘한강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여러 성공요인이 있었지만 우수한 인적자원이 가장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점은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경쟁기업보다 탁월한 성과를 이룬 기업도 유능한 리더, 우수한 임직원 등 조직(organization)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롯데의 조직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개발한 ‘SWEAT Model의 3번째 DNA을 구성하는 요소(element)인 일(job)과 사람(people)관점에서 진단해 보자.
◈ 단순 업무로 암기식 전달만으로도 업무효율성 높아
초기 식∙음료의 제조에서 출발했지만 일본에서 이미 검증된 기술로 단순 제조만 했기 때문에 한국 롯데의 직원은 고차원의 기술이나 지식이 필요하지 않았다.
일본 롯데에서 하던 업무 매뉴얼대로 작업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특히 일본인들은 모든 일을 꼼꼼하게 처리하고 기록을 남긴다.
그리고 이 기록을 갖고 철저하게 교육을 하기 때문에 말로 대충 가르치는 한국인과는 다르다. 롯데의 조직이 국내 다른 식∙음료 제조업체나 유통업체보다 체계적인 이유다.
새롭게 업무 매뉴얼을 만들 필요가 없었던 롯데는 제조업보다 더 단순한 유통업으로 진출하면서 특별한 고민을 하지 않았다.
유통업의 생명은 ‘서비스의 질(the quality of service)’이라고 여겼고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한 일본인의 행동양식을 아무런 고민 없이 받아들였다.
초기 유통업은 물건의 배송이나 진열에 불과해 업무가 복잡하지 않아 숙련된 기술을 가진 인력도 필요하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유통기업은 직원의 지식(knowledge)과 기술(technology)보다는 일에 대한 열정(passion), 태도(attitude)에 더 비중을 둔다.
롯데는 유통업계가 가진 인력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을 충실하게 따랐다. 단순 반복적인 업무의 수행을 위해 여성이나 저학력 위주의 인력을 채용했고 급여 수준도 낮았다.
낮은 급여는 직원의 이직률(turnover)을 높였고 이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 업무 매뉴얼이었다. 매뉴얼만 잘 만들고 관리자급만 고용을 유지하면 현장 근무자의 경우는 아무리 자주 바뀌어도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유통업체는 제조업체와 달리 아침에 첫 출근을 한 직원도 30분 정도 업무 매뉴얼에 따라 교육을 하고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도 있다.
사실 업무 매뉴얼이 형식지(explicit knowledge) 형태로 되어 있느냐, 암묵지(tacit knowledge) 형태로 되어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형식지로 되어 있는 것이 업무의 배분, 역할과 책임(role & responsibility)의 정립, 업무의 개선 측면에서 바람직하지만 단순한 업무의 경우 암묵지로 존재해도 충분하다.
암묵지로 관리된다는 의미는 직원의 경험과 행동에 자연스럽게 축적돼 즉 구전(word of mouth)으로 전수된다는 뜻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롯데가 ‘관리의 삼성’보다 업무 매뉴얼은 잘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단순한 업무 때문이다.
롯데는 형식에 관계없이 누가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 언제 해야 하는지,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는지 체계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직원의 변동과 관계없이 사업을 잘 유지하고 있다. 유∙무형의 업무 매뉴얼만 잘 되어 있다면 누가 해도 최소한 평균 이상의 업무효율성이 나기 때문에 직원의 능력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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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장> stmin@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