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은 11월 9일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대상 중 생활화학제품 판매 12개 업체를 대상으로 생활화학제품 전 성분 공개 요청 공문을 보냈다.
이중 애경, 롯데쇼핑, 다이소아성산업, 클라나드 등 4개 업체가 환경운동연합에 답했다. 나머지 8개 업체(홈플러스, 이마트, 홈케어, 코스트코 코리아, 제너럴바이오, 산도깨비, 헨켈홈케어코리아, GS리테일)은 11월 17일 현재까지 답변하지 않았다.
환경운동연합 공개 요청 공문에 답한 애경과 클라나드는 판매하는 생활화학제품 전 성분을 제품 포장지에 기재하거나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공개시점은 '2017년 상반기 내'라고 답했다.
애경은 "화학제품 전 성분의 명칭 기준이 통일되지 않아 소비자 혼선이 우려되므로 환경부의 화학성분 사전 및 전 성분 기재 가이드라인이 공표된 뒤 기재 예정"이며 "공표가 지연되는 경우 2017년 1월 내로 1차 공개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습기 살균제 '엔위드'의 수입업체인 클라나드는 "당사가 수입,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전 성분을 공개할 예정"이며 "수입제품의 특성상 적용 소요기간이 2~3개월가량 소요될 수 있다"고 답했다.
▲ 가습기 살균제 업체별 전 성분 공개 여부 답변. © 김용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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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과 다이소아성산업은 '판매하는 모든 생활화학제품의 전 성분을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롯데쇼핑은 '요청한 자료가 소비자에게 혼란을 일으킬 수 있으니 환경부를 통해 받으라'고 했고 다이소아성산업은 '생활화학제품의 전 성분은 생산, 수입자의 영업 비밀에 해당하므로 전 성분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전 성분 공개거부 의사를 밝힌 롯데쇼핑과 다이소아성산업, 아무 의사를 표현하지 않은 홈플러스, 이마트, 홈케어, 코스트코 코리아, 제너럴바이오, 산도깨비, 헨켈홈케어코리아, GS리테일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소비자의 알 권리에 대한 무시와 무관심, 기업의 윤리적 경영을 포기한 것"이라며 "기업이 투명하게 전 성분을 공개하는 것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성분 공개와 함께 국민이 우려하고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는 자발적인 판매금지 및 회수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원인 중 하나가 기업이 제품에 대한 전 성분 등 안전 관련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이라며 "'전 성분을 공개하겠다'고 답변한 업체에 대해서는 계획대로 이행하는지 확인하고 '공개하지 않겠다'고 답한 업체와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업체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묻고 판매 제품의 전 성분을 공개할 때까지 캠페인, 기자회견, 항의방문 등을 통해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생활화학제품을 생산, 판매, 유통, 수입하는 모든 기업에 판매 제품의 전 성분 공개를 요청하고 받은 답변을 시민들에게 지속해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환경운동연합은 2016년 7월부터 생활화학제품을 제조·판매하는 업체에 전 성분 공개와 안전성 정보를 요구하는 '팩트 체크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11월 3일에는 옥시레킷벤키저가 자사 모든 제품의 전 성분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일으킨 기업은 옥시레킷벤키저뿐만이 아니"라면서 "가습기 살균제를 수입, 제조, 판매, 유통한 업체들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즉각적인 조치와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경운동연합의 '가습기 살균제 성분 조사 팩트 체크 캠페인' 진행·결과에 관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의원),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 산업통상자원위원회(위원장 국민의당 장병완 의원) 등의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월드스타 김용숙 기자] wsnews@daum.net